혼자라는 말 뒤에 가족을 붙이니 어쩐지 어색하다. 하긴 가족이란 부부처럼 혼인으로 맺어지거나 부모, 자식처럼 혈연으로 이루어진
집단 또는 그 구성원을 말하니까요.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혼자 살기에 '1인 가족'이란 말이 생겼을까 싶기도 합니다. 대학 졸업 후 15년 동안
혼자 살아온 사람으로서 그리고 현재 남자친구도 없고 결혼 계획도 없는 대책없는 '노처녀'로서 한마디 하자면, 사실 혼자 사는 건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습니다.
강력한 독신주의자가 아닌 이상 제 말에 공감하실 겁니다.
늦은 밤 썰렁한 집에 들어가 불을 켜는 일도, 먹는 것보다 버리는게 많은 부엌살림도 이젠 지긋지긋하니까요.
그럼에도 1인 가족으로 살수밖에 없는 이유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그저 세상의 이치라고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혼자 살려고 사는게 아니라 살다 보니 혼자가 됐다는 뜻이죠.
우리 주변에는 자발적 또는 비자발적으로 혼자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제 경우는 결혼이 두려워 '절반쯤의 자발'로 1인 가족으로 사는 것이고, 제 아버지는 자식들이 출가했거나 따로 살고, 아내와는 이혼했
기 때문에 1인 가족으로 삽니다. 나라에서 산출하는 1인 가족의 범위안에 저와 아버지가 포함됩니다.
그렇게 따지고 보니 1인가족은 온전한 가족의 형태라기보다 가족 구성원에서 분리되거나 파생한 하위 개념의 가족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상위 개념이나 하위 개념이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왕 혼자 사는거, 싱글의 자유를 만끽하면서 단출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보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